32. 딸내미 생각[長城道中], 백광훈(白光勳)
32. 딸내미 생각[長城道中], 백광훈(白光勳)
路上逢重五 길 위에서 단옷날 만나고 보니
殊方節物同 낯선 고장에서도 풍경은 같네.
遙憐小兒女 가련타. 고향 집에 어린 딸애는
竟日後園中 온종일 뒤뜰에서 놀고 있겠지.
[평설]
해남 땅에서 벼슬길 구하러 서울로 가다가 장성 땅에서 단옷날을 맞았다. 낯선 땅이지만 보이는 풍경은 고향과 다르지 않다. 2구에서는 집이나 타향이나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똑같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고향 집에 있을 아이를 떠올린다. 딸아이가 온종일 아빠 생각에 코를 훌쩍이며 놀고 있으리라 생각되니, 아빠의 콧날도 시큰해 온다. 사람들은 불확신한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 확신한 어떤 것을 희생시키는 어리석음을 범하고는 뒤늦게 후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