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옛 사람의 음식남녀 32

『食色紳言』,[明]龍遵 著

by 박동욱

[32] 억 만 개나 되는 생명을 구한 양서(楊序)


선화 연간에 부자 상인인 양서(楊序)가 꿈을 꾸니 신이 고하였다.

“그대는 열흘이 지나면 마땅히 죽게 될 것이다. 그런데 만약에 억만 개가 되는 동물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죽음을 면할 수 있다.”

양서가 이르렀다.

“죽을 기한이 너무 임박해서 살릴 수 있는 생명이 한정되어 있으니 숫자를 채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신이 말하였다.

“물고기 알이 소금에다 절이지 않으면, 3년이 지나도 살 수 있으니 어찌 그것을 시도해 보지 않는가?”

양서가 이에 신이 말한 것을 큰 길의 벽 사이에다 크게 써서 붙이니 이로 말미암아 사람들이 모두 경계할 줄을 알고, 남들이 물고기를 죽이는 것을 보면 나아가서 알을 가져다가 강에다가 던졌다. 이와 같이 하기를 한 달 남짓 하고 다시 꿈꾸었는데 신이 말하였다.

“억만 개의 숫자가 이미 찼으니 수명을 연장시킬 수가 있다”

얼마 안 있어서 과연 그렇게 되었다.


宣和間, 富商楊序夢神告曰: “子逾旬當死, 若能救活億萬物命, 可免.” 序曰: “大期已迫, 物命有限, 未易滿數.” 神曰: “魚卵不經鹽漬, 三年尚可再活, 盍圖之.” 序乃大書神語於通衢壁間, 由是人皆知戒, 見人殺魚, 就取卵投之江河. 如是月餘, 復夢神曰: “億萬之數已滿, 壽可延矣!” 既而果然.




[평설]

송(宋)나라 때 부자 상인인 양서(楊序)가 어느 날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신이 나와서 열흘이 안 되어 죽을 운명인데,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동물의 생명을 구한다면 죽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양서는 남은 시간이 부족해서 힘들다고 하니, 물고기 알을 왜 생각해 내지 못하냐고 반문한다. 물고기는 엄청나게 많은 알을 낳고, 그것을 구한다면 숫자를 채울 수 있다는 말이었다. 이러한 방법을 사람들에게 알리기도 하고 자신이 직접 물고기 알이 보이는 대로 구해다가 강에 던졌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신이 말한 대로 엄청난 생명을 구한 셈이 되어서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었다. 여기서 물고기 알은 선행에 다름 아니다. 아주 사소한 선행이라도 남에게 함께 할 것을 권유하고, 자신은 본인 나름대로 실천한다면 일상에 변화가 생긴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수명이 연장되는 것은 실제 수명이라 볼 수도 있지만 다른 시각으로 삶을 대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주석]

이 이야기는 송(宋) 이창령(李昌齡)의《太上感應篇傳》과 청(清) 강신수(江慎修)의《放生殺生現報錄》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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