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큰소리[大言], 장유(張維, 1587∼1638)
55. 큰소리[大言], 장유(張維, 1587∼1638)
彈指兮崑崙粉碎 손가락 튕겨 보니 곤륜산 박살나고
噓氣兮大塊紛披 숨 한 번 내쉬어 보니 땅덩어리 산산조각
牢籠宇宙輸毫端 우주를 가두어서 붓끝에 옮겨보고
傾寫瀛海入硯池 큰 바다 기울여서 벼루에 쏟아붓네.
[평설]
이 시는 가슴속이 뻥 뚫리는 것처럼 시원하다. 손가락 한번 튕기면 곤륜산이 박살이 나고 숨 한번 내쉬면 커다란 땅덩어리도 산산조각이 난다. 어디 그뿐인가. 붓끝으로 우주를 써 내려가고 벼루에다 큰 바닷물을 쏟아놓는다. 이런 큰 소리는 허풍이나 허세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자질구레한 일상과 사소한 시비 따위에 구애받지 않고, 우주적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겠다는 다짐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