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무너진 왕궁 터[滿月臺], 이좌훈(李佐薰)
60. 무너진 왕궁 터[滿月臺], 이좌훈(李佐薰)
숭양의 남은 달빛 황량한 대 비추는데,
왕씨의 산하에는 어떤 객 찾아왔네.
돌 섬돌 절반쯤은 시든 풀에 덮여 있고,
다 무너진 토성에는 까마귀 돌아오네.
전 왕조 꿈과 같고 물은 절로 흐르는데,
폐원엔 무정하게 꽃 절로 피었구나.
천수문 앞에는 벼슬아치 흩어졌으니,
남은 터 부질없이 뒷사람 슬프게 하네.
崧陽殘月照荒臺 王氏山河有客來
石砌半欹衰草沒 土城全缺暮鴉回
前朝如夢水仍去 廢苑無情花自開
天壽門前冠冕散 遺墟空作後人哀
[평설]
이 시는 고려의 궁궐 만월대를 읊은 것이다. 그 옛날 사람들로 넘쳐 났던 궁궐은 풀로 덮여 있고 새만이 머물고 있다. 이 시는 옛날과 지금, 번영과 쇠락, 현존과 부재의 대비를 통해 허무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5, 6구의 전조(前朝)와 물[水], 폐원[廢苑]과 꽃[花]의 대비는 역사의 무상함에 대한 자연의 영원성을 상대적으로 부각시켰다. 역사의 몰락 속에서 개인의 소멸은 더욱더 확실한 사실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