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68)

68. 사람을 기다리다[十三日到碧亭待人], 노수신(盧守愼)

by 박동욱

68. 사람을 기다리다[十三日到碧亭待人], 노수신(盧守愼, 1515~1590)

曉月空將一影行 새벽달 부질없이 그림자 끌고 가니

黃花赤葉政含情 누런 국화 붉은 낙엽 정 담뿍 머금었네.

雲沙目斷無人問 모래밭에 눈길 가도 물어볼 사람 없어

倚遍津樓八九楹 정자의 기둥마다 돌아가며 기대었네.

[평설]

이 시는 1565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는 그가 서울을 떠나와서 진도에 유배된 지 19년이나 지나 있었다. 가족으로 추정되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 온다던 날 새벽부터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나루 근처 정자에 발길을 옮긴다. 길에서 보이는 사소한 것들도 다 마음이 간다. 이른 새벽이라 궁금한 게 있어도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아 물을 곳이 없었다. 그래서 엳아홉 개 되는 기둥마다 돌려가며 하나씩 몸을 기대본다. 보고픈 사람과의 사연을 하나씩 떠올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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