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67)

67. 돌 길이 모래가 되었다[夢魂], 이옥봉(李玉峯, ?∼?)

by 박동욱

67. 돌길이 모래가 되었다[夢魂], 이옥봉(李玉峯, ?∼?)

近來安否問如何 요즈음 안부가 어쩌신 지 묻습니다

月到紗窓妾恨多 달빛 창가 비치노니 제 슬픔 많답니다

若使夢魂行有跡 꿈 속 혼이 다닌 길에 자취를 남겼다면

門前石路半成沙 문 앞에 돌길 절반 모래가 됐을테죠.

[평설]

이 시는 서녀였던 이옥봉이 쓴 것이다. 이옥봉은 남편인 조원에게 내쳐진 후 그리운 마음을 시에다 담았다. 당신은 어찌 지낼지 모르겠지만 나는 슬픔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꿈속에서는 늘 당신을 만날 수 있다. 얼마나 꿈속에서 자주 오갔는지 문 앞 돌길이 내 발자국에 다 닳아서 절반이 모래가 되어버렸다. 이와 닮은 김상용의 시조가 있다. “사랑이 거짓말이 임 날 사랑 거짓말이, 꿈에 와 본단 말이 그 더욱 거짓말이. 날 같이 잠 아니 오면 어느 꿈에 뵈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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