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온종일 친구를 기다리며[寄梁天維)], 백광훈(白光勳)
73. 온종일 친구를 기다리며[寄梁天維)], 백광훈(白光勳, 1537∼1582)
一庭晴雨長新苔 비 개자 온 뜰에는 새 이끼 자라나고
泥墜書床乳燕回 책상에 진흙 떨구니 어미 제비 돌아왔네.
閑思悠悠却惆悵 생각이 이어지다 어느새 슬퍼지니
綠陰終日待君來 그늘에서 온종일 그대 오길 기다렸소.
[평설]
이 시는 백광훈이 고향 친구인 양산형(梁山迥)에게 준 것이다. 봄이 되면 친구를 만나리라 생각해서 한겨울도 어렵지 않게 지냈다. 봄비에 뜰에 가득 새로 난 이끼가 자라고, 제비는 둥지를 짓느라 연신 바쁘게 움직인다. 오늘도 온종일 친구를 기다렸지만, 친구는 끝내 오지 않았다. 기다렸던 시간만큼이나 서글프고 섭섭하다. 친구라고 밝히지 않았다면 연서(戀書)라 읽힐 정도로 친구에 대한 정이 곰살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