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아내는 거미 같고 자식은 누에 같네[衚衕居室 35], 이언진
82. 아내는 거미 같고 자식은 누에 같네[衚衕居室 35], 이언진(李彦瑱)
居常苦屋打頭 머물면 낮은 집에 자주 머리 부딪쳐 괴롭지만
遊常愛僧行脚 떠돌면 스님처럼 행각하는 게 좋으리라
妻如蛛子如蠶 아내는 거미 같고 자식은 누에 같아
渾身都被粘縛 온몸을 온통 칭칭 감싸는도다.
[평설]
현실은 자신을 옥죄고 있어서, 행각승처럼 훌훌 털고 떠돌고 싶다. 그러나 거미와 누에로 표현된 아내와 자식이 자신을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아 괴로울 따름이다. 말 그대로 처성자옥(妻城子獄)이니 아내라는 성과 자식이라는 감옥에 갇혀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언진은 가장으로서의 한계와 절망을 자주 토로했다. 가족이란, 삶을 살 희망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삶을 버겁게 할 부하(負荷)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