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옛 사람의 음식남녀 36

『食色紳言』,[明]龍遵 著

by 박동욱

[36] 석 달 술을 넘기지 않았던 도간(陶侃)


도간(陶侃)은 술을 마실 적에 일정한 한도가 있었다. 항상 충분히 기쁨을 누리지 못하였더라도, 한도에 이르면 술 마시기를 끝냈다. 어떤 사람이 조금 더 마시라고 권하자 도간이 한참동안 구슬퍼 하다가 말하였다. “젊었을 때 술로 실수한 적이 있어서 돌아가신 부모님께 약속을 했으므로 감히 한도를 넘지 못합니다.”


陶侃飲酒有定限, 常歡有餘而限已竭. 或勸少進, 侃淒悵良久, 曰: “年少曾有酒失, 亡親見約, 故不敢踰.”





[평설]

도간(陶侃)은 도연명의 할아버지다. 이 사람은 자기 관리가 투철했던 사람이었다. 광주 자사(廣州刺史)가 되어 광주에서 일이 없자 매일 새벽에 집밖에다 기와 100장을 옮겼다가 날이 저물면 집안으로 옮겨다 놓았다. 사람들이 그 까닭을 묻자 “내가 중원의 통일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너무 한가하게 지내다 보면 그 중한 사명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렇소”라 했다. 이렇게 나태해지려는 자신을 끊임없이 독려하였다.

도간의 어머니도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 도간의 부친이 일찍 세상을 떠나자 아주 엄하게 자식을 키웠다. 그러나 늘 엄격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도간의 집에 범규(范逵)가 방문했을 때 대접할 것이 없자, 도간의 어머니가 머리칼을 잘라 술과 안주를 마련해 주었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머리카락도 주저없이 잘랐다. 또 도간이 어장(漁場)을 감시하는 관리가 되어 젓갈 한 통을 어머니에게 보냈는데, 그의 어머니가 젓갈을 되돌려 보내면서 야단을 치기도 했다.

도간은 언제나 술을 마실 때 석 잔을 한도로 삼아 그쳤다. 한참 주흥이 올라도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 주사를 부린 일로 어머니가 혼줄 낸 뒤에 절대로 술을 마셔도 석 잔을 넘겨 마시지 않았다. 그가 대장군이 되어 반란을 진압한 뒤에 조정의 관료들을 초청해서 술을 마셨다. 석 잔까지 마셨지만 그 이상은 사양했다. 사람들이 연유를 묻자 어머니와의 약속을 말해주었다. 그가 세운 규칙에는 언제나 예외란 없었다.

역시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었다. 어머니는 모든 것을 아들에게 베풀었지만 엄한 훈도는 잃지 않았다. 어머니는 자신이 혼내야 세상에서 욕을 먹지 않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들은 그런 어머니에게 배워 엄격하게 자신을 관리했다.

나의 스승 일평 조남권 선생님께서도 젊을 때 술을 드시고 모자를 잃어 버린 후 단주를 실천하셨다고 했다. 자신에게 한없이 관대해서 하면 안되는 실수 끝에, 한평생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도 많다. 어찌보면 누군가에게는 사소하다고 할 실수다. 그러나 그 일을 기억하고는 평생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다짐을 하기는 쉽지만 다짐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도간의 소상(塑像).jpg 도간의 소상(塑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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