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92)

92. 무너진 경복궁[次慶會樓傷春韵], 정희맹(丁希孟, 1536∼1596

by 박동욱

92. 무너진 경복궁[次慶會樓傷春韵], 정희맹(丁希孟, 1536∼1596)

궁궐 집 남은 터 물어도 분간 못하는데

서쪽으로 나는 제비 석양빛 등을 졌네.

대궐 길에 봄풀이 돋은 것 상심 되니

어느 때 궁궐 지어 회복을 하겠는가.

宮院遺基問莫分 西飛紫燕背斜曛

傷心輦路生春草 恢復何時建殿門


[평설]

경복궁은 임진왜란이 발발하던 해(1592년)에 전소되어서 오랫동안 방치되었다. 1865년 중건이 되었지만, 뒤에 일제에 의해 크게 훼손되었다. 이 시는 폐허가 된 직후의 경복궁을 노래하고 있다. 정희맹은 임란 때 의병으로 활약했다. 아마도 폐허로 변한 경복궁의 모습을 보는 감회가 더욱 남달랐을 것이다. 황량하게 자취만 남은 궁궐에는 저물녘 제비만이 무심하게 날아가고 있다. 그새 대궐에는 봄풀이 대궐을 덮여 있으니 어느 때 다시 지어질지 아득했다. 이러한 상태는 약 270년간 계속되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일년 365일, 한시 365수 (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