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97)

97. 가장 예뻤던 이 불러오리[嬋娟洞], 이달(李達)

by 박동욱

97. 가장 예뻤던 이 불러오리[嬋娟洞], 이달(李達)

모란봉 아래 선연동 찾았더니

골짝에 향 묻었는데 풀만이 봄 알리네.

만일 신선술을 빌릴 수만 있다면

그때 가장 예뻤던 이 불러일으키련만

牧丹峯下嬋娟洞 洞裏埋香草自春

若爲借得仙翁術 喚起當年第一人


[평설]

선연동(嬋娟洞)은 평안북도 평양 칠성문(七星門) 밖에 있는 기생들의 공동묘지이다. 살아서 그리 아리따웠던 이들도 한 줌 흙이 되고 말았다. 이 시는 이달의 문집에는 실려 있지 않고『청장관전서』에 실려 있다. 이 시를 짓고서 술에 취해 여관에서 자는데, 기생들의 귀신이 나타나서 좋은 시를 지어 주어 감사하다고 하고서 떠났다고 한다. 이달은 죽은 그녀들 중에 가장 예뻤던 여인을 소생시키고 싶다는 불가능한 바람을 담았다. 하지만 시로써 하는 초혼을 통해서, 그녀들을 다시금 되살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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