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110)

110. 세상의 모든 것은 잠시 빌린 것[借], 조희룡(趙熙龍)

by 박동욱

110. 세상의 모든 것은 잠시 빌린 것[借], 조희룡(趙熙龍)

瘠骨崚嶒借歲月 여윈 몸은 힘겹게 세월 빌려 살아가고

雙眸夜夜此燈開 두 눈동자는 밤마다 등불 빌려 열리네.

世間萬里皆相借 세상의 온갖 이치가 모두 서로 빌린 것이니

明月猶須借日廻 밝은 달도 오히려 해를 빌려 도는 것이네.


[평설]

마른 몸뚱이는 세월을 빌려 살아가고, 두 눈동자는 등불을 빌려 열리며, 밝은 달은 해를 빌려 돈다. 그러니 세상에 빌리지 않은 것이라 아무것도 없다. 이 세상에 온전히 내 것은 없다. 누군가의 것을 잠시 빌렸다가 놓아두고 떠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소유한 것이 자신의 소유라고 생각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있다. 삶이란 옷걸이에 있는 옷을 잠시 입었다가 다시 옷걸이에 걸어 놓고 떠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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