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고단한 세상살이[醉書], 심의(沈義)
111. 고단한 세상살이[醉書], 심의(沈義)
藏鋒處世如多譎 예봉 감춰 처세함은 속임수 많은 게요
攘臂逃名亦近殃 팔뚝 걷고 이름 숨김 재앙에 가깝다네.
老太始知閑活計 늙어서야 비로소 편히 사는 꾀를 아니
欲將身世臥桑鄕 장차 이 몸 상향(桑鄕)에 눕히고자 하노라.
[평설]
세상을 사는 방법은 실로 다양하다. 나이 들어보니 자신을 굳이 철저히 숨길 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을 숨기면서까지 남들을 대하는 것은 음흉한 것이다. 또, 남들과 대거리하며 싸울 것도 없다. 그냥 넘기지 말아야 할 것은 넘어가면 비겁함이지만, 넘어갈 일을 악착같이 따지면 아집이 된다. 이제 남들과 필요 이상의 동조나 불화도 다 부질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저 시골 마을에 제 몸 누일 집 한 채 구해 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