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134)

134. 부귀영화 백 년 가지 못한다[大隱巖], 최경창(崔慶昌)

by 박동욱

134. 부귀영화 백 년 가지 못한다[大隱巖], 최경창(崔慶昌)

문 앞에 수레와 말 연기처럼 흩어지니

재상의 부귀영화 백 년을 못 가누나.

깊은 골목 쓸쓸하게 한식(寒食)이 지나가니

수유 꽃만 옛 담장에 노랗게 피었구나.

門前車馬散如烟 相國繁華未百年

深巷寥寥過寒食 茱萸花發古墻邊


[평설]

이 시는 기묘사화를 일으킨 남곤(南袞)의 행적을 풍자하고 있다. 대단한 권세를 누렸던 재상의 집은 백 년도 못 되어 썰렁하게 되고 말았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권력도 속절없이 사라지고, 죽지 않을 것 같은 사람도 다 세상을 뜨기 마련이다. 담장 아래에는 그 모든 것이 허망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듯 수유 꽃만 노랗게 피어 있다. 재상의 집과 수유 꽃의 대비를 통해 세상은 영원히 지속되지만, 권력은 한시적으로 존재함을 말하고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일년 365일, 한시 365수 (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