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 거울을 보다[元朝對鏡], 박지원
133. 거울을 보다[元朝對鏡], 박지원
두어 올 검은 수염 갑자기 돋았으나
여섯 척 이 내 몸은 전혀 크지 않았다네.
거울 속 비친 얼굴 해마다 달라지나,
철부지 마음속은 지난해 그대로네.
忽然添得數莖鬚 全不加長六尺軀
鏡裏容顔隨歲異 穉心猶自去年吾
[평설]
이 시는 연암 박지원이 스무 살 되던 설날 아침에 거울을 보고서 느낀 감회를 쓴 것이다. 거울을 보면 ‘믿어 왔던 나’와 ‘실제의 나’의 차이를 극명하게 깨닫게 된다. 수염은 몇 올이 삐죽 나 있었지만, 키가 훌쩍 자라지는 않았다. 웬일인지 외관만 조금 달라졌을 뿐 정신적인 변화는 그다지 일어나지 않았다. 용모만 어른스럽게 바뀔 것이 아니라 내면이 어른스러워져야 한다. 내년에는 좀 더 달라지리라. 철이 든 어른 되어 세상을 바라보리라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