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141)

141. 백로와 까마귀[白鷺], 홍석기(洪錫箕)

by 박동욱

141. 백로와 까마귀[白鷺], 홍석기(洪錫箕)

이곳저곳 엿보면서 물가에서 날아대니,

어느 산에 둥지 있어 저물어도 안 가는가?

겉 희고 속 검은 걸 사람들 모르고선,

까마귀 향해 눈으로 옷 해서 입으라 말을 말게.

窺深窺淺傍沙飛 巢在何山暮不歸

外白內黔人未識 向烏休說雪爲衣


[평설]

흰 백로는 겉보기에 더할 수 없이 깨끗하고 고결해 보인다. 정말 그랬을까? 백로는 저물녘이 되었는데도 돌아갈 줄 모르고서 물가에서 여기저기 기웃대며 먹이를 찾고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백로의 실체를 잘 모른다. 도리어 까마귀를 향해서만 비난을 쏟아낸다. 백로와 까마귀 중에 누가 더 나쁜 걸까? 겉으로는 선비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구역질 나는 인사일 뿐이다. 오히려 누가 봐도 속내가 시꺼먼 사람보다 더 나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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