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 제비야 시비하지 말아다오[咏新燕], 이식(李植)
157. 제비야 시비하지 말아다오[咏新燕], 이식(李植)
“온갖 일 부질 없다” 한번 웃고 넘기고서
봄비 속 초당에서 사립문 닫았는데,
얄밉구나. 주렴 밖 강남 갔던 제비는
한가한 사람에게 시비(是非)를 말하다니.
萬事悠悠一笑揮 草堂春雨掩松扉
生憎簾外新歸燕 似向閑人說是非
[평설]
이러쿵저러쿵 옳다 그르다 따질 필요도 없다. 그저 한번 웃어 버리며 그럴 수도 있지, 뭐 하면 그뿐이다. 세상 모든 일이 그저 그렇다. 봄비는 살포시 내리고 초당에서 사립문을 닫아걸었다. 닫아 걸은 건 문 뿐이 아니라 시비가 범접할 수 없는 마음가짐이리라. 그런데 강남에서 막 돌아온 제비는 지지배배 울어댄다. 그 소리가 마치 시시비비(是是非非)하는 것 같아, 자신을 다시 시빗거리로 몰아넣는 것 같다. 새소리를 언급하여 세상의 시비에 더는 휘말려 들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한 번 더 다짐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