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 너 떠나고 가을바람 불어와[脫殼], 황오(黃五)
168. 너 떠나고 가을바람 불어와[脫殼], 황오(黃五)
쓰르라미 새벽에 빠져나가고
껍질만 푸른 산에 남겨뒀는데,
초동이 주웠다가 돌아와 보니
천하에 가을바람 불어오누나.
寒蟬曉脫去 殼在靑山中
樵童摘歸視 天下生秋風
[평설]
쓰르라미는 악다구니를 쓰며 여름의 끝자락을 알려준다. 어느 날 나무꾼 아이는 산에 갔다가 쓰르라미 껍질을 발견했다. 매미 껍질은 약재(藥材)로도 쓰인다. 신기한 마음에 쓰르라미 껍질을 주워서 집으로 돌아왔다. 이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는 생생한 통지(通知)다. 시인은 그것을 보고 세상에 가을바람이 불어온다고 표현했다. 쓰르라미는 껍질만 남겨 놓고서 그 대신 가을바람을 보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