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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167)

167. 아가씨의 속마음[秋千], 황오(黃五)

by 박동욱

167. 아가씨의 속마음[秋千], 황오(黃五)

아가씨 열네 살이 나보다 나이 많고

그네를 타는 솜씨 날쌘 제비 같지마는,

창 너머 감히 그저 큰 소리 못 내고서

감잎에 몇 자 써서 편지 삼아 던져보네.

小姑十四大於余 學得秋千飛鷰如

隔窓未敢高聲語 柿葉題投數字書


[평설]

이 시는 올케가 시누이에 대해 쓴 것이다. 시누이는 자신보다 14살이 많은데, 아직 미혼으로 보인다. 다만 그네 타는 솜씨가 날쌘 제비 같아 훨훨 날았으니 예사 솜씨가 아니었다. 시누이의 당찬 성격을 보여준다. 그러나 시누이는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어도 말 한번 못 걸어보고, 감잎에다 쓴 편지를 부끄럽게 전해본다. 춘정이 무르익었을 시누이는 대담함과 수줍음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네를 타고 저 담 밖으로 비상하고픈 대담한 욕구와 창 너머로도 넘지 못하는 수줍은 속마음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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