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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170)

170. 귀뚜라미 우는 이유[高陽路中夜聞蟋蟀聲感吟 二首], 홍직필(洪直弼

by 박동욱

170. 귀뚜라미 우는 이유[高陽路中夜聞蟋蟀聲感吟 二首], 홍직필(洪直弼)

엄청나게 많이 모여 줄기차게 울어대니

‘귀뚤 귀뚤’ 오열하며 밤을 꼬박 새우네

“그대들 어찌 이처럼 괴로워하는가?” 묻노니

“천명 따라 정성 쉬지 않는 것이오” 하네.

千百爲羣不已鳴 嗚嗚咽咽到天明

問渠自苦那如許 謂是體天不息誠


[평설]

귀뚜라미 울음소리는 가을을 대표한다. 떼거리로 몰려와서 쉬지 않고 울어댔다. 지치지도 않는 오열은 밤을 꼬박 새웠다. 아마 시인도 귀뚜라미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귀뚜라미 우는 이유에 대해 문답을 한다. 시인이 "왜 이처럼 괴로워하느냐"고 물으니 귀뚜라미는 "천명을 따라 정성을 쉬지 않는 것"이라 답한다. 미물도 이처럼 타고난 직분을 다한다. 사람이 게으름에 빠져 대충대충 그날그날을 보내면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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