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 일곱이 마시는 술자리[采石餘輝], 김안국(金安國)
171. 일곱이 마시는 술자리[采石餘輝], 김안국(金安國)
그림자 내 몸에서 나뉜 것인데
두 못에는 달이 셋 나뉘어 있네.
잔 속에서도 둘로 나눠졌으니
일곱이 흥이 나서 술 퍼마시네.
影是分身我 雙池月分三
杯中又分兩 七字興長酣
[평설]
시인은 아마도 혼술을 마시는 모양이다. 외로울 수 있는 이 술자리에 멋진 상상을 더해본다. 시인과 그림자, 허공의 달과 두 개의 못에 있는 두 개의 달, 술잔 속에 나뉜 두 달은 합쳐서 모두 일곱이 된다. 외로웠던 술자리는 일곱이 모인 술판으로 금세 바뀌었다. 이백(李白)의 시 「월하독작(月下獨酌)」에서 자신과 그림자, 달 모두 세 사람이 술을 마신다고 했던 것의 멋진 변주(變奏)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