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 언제나 야윈 백성들은 많았다[流民歎], 이준(李埈)
186. 언제나 야윈 백성들은 많았다[流民歎], 이준(李埈)
문득 당나라 때 칠덕가 생각하는데
어찌하여 지금 세상에는 야윈 백성 많은가?
임금 마음 변하여 밝은 촛불 되시어서
도망간 백성의 집 두루 비춰 주었으면
却憶唐時七德歌 如何今世瘠民多
君心化作光明燭 遍照逃亡百姓家
[평설]
옛날에도 당태종이 주무왕(周武王)의 일곱 가지 덕을 칭송한 칠덕가(七德歌)가 있었다. 그런 뜻이 계속 유지되었다면 명군(明君)만이 있을 터인데, 지금 세상을 보면 아직도 고통에 신음하는 백성들이 너무나 많다. 임금의 마음이 변해서 도망한 유민들의 사정에 귀 기울인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될까? 그러나 혼군(昏君)의 마음은 잘 변하지 않는다. 예나 지금이나 지도자에 따라 나라와 백성의 운명이 달라진다. 이런 일들은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멍청한 대통령 하나 잘못 뽑으면 나라가 송두리째 휘청하고 국민은 신음한다.
[참고]
당나라 섭이중(聶夷中)의 시에 “바라건대 임금님 마음이, 변화하여 밝아 촛불이 되시어, 화려한 잔치 자리만 비추지 말고, 도망간 백성들 집에 두루 비췄으면.[我願君王心 化作光明燭 不照綺羅筵 徧照逃亡屋]”이라는 구절이 있다. 《全唐詩 卷636 詠田家》 《고문진보(古文眞寶)》 전집(前集)에는 〈상전가(傷田家)〉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