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 달 같고 꽃 같은 내 임[和夫子吟詩], 김삼의당(金三宜堂)
208. 달 같고 꽃 같은 내 임[和夫子吟詩], 김삼의당(金三宜堂, 1769~1823)
온 하늘 달이 떴고 온 뜰에는 꽃이 펴서
꽃 그림자 엉긴 데다 달그림자 더한 곳에
달 같고 꽃 같은 임 마주 보고 앉았으니
세상의 영욕 따위 어느 집 이야긴가?
滿天明月滿園花 花影相添月影加
如月如花人對坐 世間榮辱屬誰家
[평설]
하늘에는 밝은 달이 좋고요, 뜰에는 예쁜 꽃이 좋아요. 밝은 달에 예쁜 꽃이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요. 그런데 내 남편은 달 같기도 꽃 같기도 해서, 그저 마주만 보고 앉아 있어도 좋아요. 세상의 영욕이야 저는 모르겠어요. 이렇게 좋은 내 남편과 마주하고 있으니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요. 저는 그냥 우리 남편 얼굴 보며 그렇게 한세상 살며 늙어가고 싶어요. 남편의 출세나 성공에도 관심이 없어요. 그냥 내 남편이어서 좋아요.
[참고]
이 시는 남편의 시에 화답해서 쓴 것이다. 김삼의당은 18살에 동갑내기 남편과 혼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