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 사람을 알아 보는 법[雜咏], 임광택(林光澤)
209. 사람을 알아 보는 법[雜咏], 임광택(林光澤, 1714~1799)
얼굴 보면 누구나 사람 같지만
마음보면 짐승 같은 사람도 있네.
사람답고 사람답지 않은 문제는
얼굴로만 판단하지 말아야 하네.
看面人皆人 察心人或獸
人人人不人 莫以面皮究
[평설]
얼굴은 사람 꼴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짐승과 다를 바 없는 것을 흔히들 인면수심(人面獸心)라고 말한다. 사람 같은지 짐승 같은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사실 말처럼 쉽지 않다. 믿기지 않는 일을 저지른 악인이나 범죄자의 얼굴이 의외로 평범한 인상인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쁜 인상은 대개 예상과 들어맞는 경우가 많지만, 좋은 인상은 예상과 다른 경우가 많다. 그러니 좋은 인상은 믿을 게 못 된다. 악은 훨씬 선량해 보이는 데 깃들인 경우가 많다. 좋은 사람인지 여부를 얼굴로 판단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얼굴이 아니라 마음과 행동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