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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210)

210. 어떤 노인의 낮잠[題畵], 임광택

by 박동욱

210. 어떤 노인의 낮잠[題畵], 임광택

흰 머리에 폭삭 늙은 어떤 노인이

나무 기대 한가롭게 낮잠을 자네.

꿈도 또한 이 풍진 세상 아니라

푸른 산과 푸른 물 그 속이겠지.

白頭蒼面叟 倚樹午眠閑

夢亦非塵界 靑山綠水間


[평설]

어떤 그림에 대한 시이다. 흰 머리에 늙수그레한 노인이 나무에 기대서 낮잠을 자고 있다. 마치 이 세상 근심은 하나도 없는 것처럼 평화롭게 한잠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해졌다. 이런 신선 같은 노인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이러쿵저러쿵 가타부타 옥신각신 옳으니 그르니 사람들과 복닥거리는 그런 꿈은 아닐 것 같다. 아마도 꿈속에서도 푸른 산과 푸른 물을 찾아가 노닐고 있으리라. 선취(仙趣)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그림에 붙인 멋진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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