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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211)

211. 기러기 울음소리[聞鴈], 조수삼

by 박동욱

211. 기러기 울음소리[聞鴈], 조수삼

한 조각 구름 속의 저 기러기가

끼룩끼룩 울어대니 가을 되었네.

남쪽 왔다 갑자기 북쪽 가면서

사람들의 머리만 세게 만드네.

一點雲中鴈 嗈嗈春復秋

南來忽北去 白盡世人頭


[평설]

기러기는 암컷과 수컷의 사이가 좋다. 그래서 전통 혼례에서는 나무 기러기[木雁]를 전하는 의식이 있다. 요즘 ‘기러기아빠’는 이러한 의미하고는 맞지 않는다. 기러기는 가을이면 남쪽으로 왔다가 봄이 되면 북쪽으로 떠난다. 기러기를 본다는 것은 계절이 바뀌고, 한 해가 지나간다는 걸 의미한다. 옛날 사람에게 기러기는 세월의 바로미터였다. 기러기가 울어 예고, 머리는 세어지며, 속절없이 나이는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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