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 기러기 울음소리[聞鴈], 조수삼
211. 기러기 울음소리[聞鴈], 조수삼
한 조각 구름 속의 저 기러기가
끼룩끼룩 울어대니 가을 되었네.
남쪽 왔다 갑자기 북쪽 가면서
사람들의 머리만 세게 만드네.
一點雲中鴈 嗈嗈春復秋
南來忽北去 白盡世人頭
[평설]
기러기는 암컷과 수컷의 사이가 좋다. 그래서 전통 혼례에서는 나무 기러기[木雁]를 전하는 의식이 있다. 요즘 ‘기러기아빠’는 이러한 의미하고는 맞지 않는다. 기러기는 가을이면 남쪽으로 왔다가 봄이 되면 북쪽으로 떠난다. 기러기를 본다는 것은 계절이 바뀌고, 한 해가 지나간다는 걸 의미한다. 옛날 사람에게 기러기는 세월의 바로미터였다. 기러기가 울어 예고, 머리는 세어지며, 속절없이 나이는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