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207)

207. 보고픈 당신[喪耦夜吟], 최대립(崔大立)

by 박동욱

207. 보고픈 당신[喪耦夜吟], 최대립(崔大立)

향로에 향불 꺼져 밤 이미 깊었는데

빈집에서 잠을 깨니 병풍이 차갑구나.

매화 걸린 조각달 예쁘게 남아 있어

그해에 깨진 거울 다시금 보는 듯해.

睡鴨香消夜已闌 夢回虛閣枕屛寒

梅梢殘月娟娟在 猶作當年破鏡看


[평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빈집에서 잠을 자다 빈집에서 잠을 깬다. 말 그대로 ‘독숙공방(獨宿空房)’이다. 다시금 사무치게 혼자라는 생각이 밀려온다. 그래서 밖을 쳐다본다. 매화나무 가지에 달이 걸려 있다. 그런데 온전한 모양을 한 달이 아닌 반달이다. 그것이 마치 깨진 거울[破鏡]처럼 느껴진다. 이제는 더 이상 부부의 연을 이어 나갈 수 없는 나의 처지와 똑같다. “아! 아내가 눈물 나게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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