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일년 365일, 한시 365수 (226)

226. 야속한 봄[送春吟], 서거정

by 박동욱

226. 야속한 봄[送春吟], 서거정

내가 봄을 잡아도 머물지 아니하고

내가 봄에게 물어봐도 대답을 아니 하네.

90일 동안 봄날이 그 얼마나 된다고

당당히 날 버리고 어디로 가는걸까.

我欲挽春春不留 我欲問春春不語

九十日春能幾何 堂堂背我向何處

[평설]

봄은 잡아끌어서 만류해도 머물러 있지 않고 봄에게 왜 떠나느냐 물어봐도 대답이 없다. 겨우 90일 되는 봄날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날 저버렸다는 표현에서 봄을 보낼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데, 야속하게 떠나 버린 봄날에 대해 서운함을 말하고 있다. 봄날은 썸(some)만 타다가 금세 사라진 얄미운 애인 같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일년 365일, 한시 365수 (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