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 옷 잡혀 술 마시자[贈人], 박계강(朴繼姜)
227. 옷 잡혀 술 마시자[贈人], 박계강(朴繼姜)
꽃 지니 늦봄인 걸 알아차렸고
술통 비니 술 없는 걸 깨닫게 되네.
세월이 흰 머리를 재촉하리니
옷 잡혀 술 사는 것 아까워 말라.
花落知春暮, 樽空覺酒無.
光陰催白髮, 莫惜典衣沽.
[평설]
봄날을 즐길 시간이 얼마 안 남아 있는데, 술통에 술은 비어 버렸다. 세월은 쏜살같이 가고 계절은 더 빨리 지나간다. 돈 나올 구멍 없다고 이 좋은 날 술을 마다 할 수 있으랴. 옷을 전당포에 맡겨서 술을 사는 데에 주저할 필요 없다. 봄날이 가버리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옷이야 돈푼이 생길 때 다시 찾으면 되기 때문이다. 짧은 인생 지금 즐기지 않으면 그 다음번을 어떻게 기약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