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일년 365일, 한시 365수 (235)

235. 어떤 부러움[送李生員愚覲母羽溪], 이집(李集 1327~1387)

by 박동욱

235. 어떤 부러움[送李生員愚覲母羽溪], 이집(李集 1327~1387)

여러 해 떠도는 몸 이다지도 서글픈데

더구나 해를 이어 부모상 당했다네.

부러워라. 그대 지금 형제들 모두 함께

봄바람에 색동옷 입고 어머니 뵙는 거네.

流離數歲足憂傷 況復連年見二喪

堪羡君今兄弟具 春風綵服覲高堂


[평설]

이집은 1368년(당시 42세) 때 신돈(辛旽)을 비판한 일로 화를 당하게 될 것을 염려하여 경북 영천으로 피신했다. 이 시기에 잇따라 어머니와 아버지를 여의었다. 그즈음 이우란 사람이 어머니를 만나러 가자 써 준 시다. 어릴 때 부모님이 없는 것도 고아(孤兒)지만, 어른이 되어 부모님이 다 돌아가셔도 고아다. 부모가 없다는 것은 선루프(sunroof)가 열린 채 달리는 차와 똑같다. 차에 비와 눈이 들이쳐도 막아줄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부모님이 안 계시면 모든 차디찬 풍파를 자신이 전부 다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부모님을 뵈러 가는 사람이 너무나도 부러웠고, 부모님을 뵐 수 없어 사무치게 그리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일년 365일, 한시 365수 (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