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좌우명-
단단한 소나무처럼 찬란한 해처럼
사람들이 알고 있기로는 금속은 단단하고 나무는 부드럽다. 나무 중에서도 유달리 단단하거나 부드러운 것이 있으니 소나무는 우뚝해서 우러러 볼 수 있고, 버드나무는 부드러워 꺾을 수 있다. 원유(元猷)야! 원유(元猷)야! 소나무가 되려하는가? 버드나무가 되려하는가?
사람이 쉽게 보는 것으로 불만큼 뚜렷한 것도 없다. 크게 밝은 것으로는 해이고, 작게 밝은 것으로는 촛불이다. 또한 축축하게 젖은 섶도 있으니 불어도 불꽃이 오르지 않는다. 원유야! 원유야! 연기가 일어나게 하지 말라. [이고가 왕복한 서신에 불에서 연기가 나니, 연기로 답답하다는 말이 있었다.] 정유년 중추에 삼연 늙은이가 보개산에서 쓰다.
凡人所知, 金剛木柔. 於木之中, 別爲剛柔, 松竦可仰, 柳弱可折. 元猷元猷, 松耶柳耶. 人之易觀, 顯莫如火. 大明則日, 小明則燭. 亦有濕薪, 噓不上炎. 元猷元猷, 毋使烟欝. [李翺往復書, 有烟生於火, 烟欝之語.] 丁酉仲春日, 三淵朽人書于寶盖山中.
김창흡(金昌翕, 1653~1722), 「木火箴贈鄭元猷」
[평설]
1717년 당시 그의 나이 65세에 자신의 문인인 정언환(鄭彦煥)에게 준 글이다. 우뚝하게 잘 자라서 낙락장송(落落長松)이 되는 단단한 소나무도 있고, 이리저리 휘어지며 강가에 흔히 있는 부드러운 버드나무도 있다. 사람들이 모두 다 지나다 우러러 보며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소나무 같은 인물이 있고, 누구다 쉽게 여기는 줏대없는 버드나무 같은 인물이 있다. “그대는 어떤 인물이 되려하는가.”
또, 쨍쨍한 빛을 뽐내는 해와 같은 인물이 있고, 그나마 자기 몫은 하는 촛불과 같은 인물도 있으며, 불도 일지 않는데 연기만 피워대는 젖은 섶과 같은 하찮은 인물도 있다. “그대는 대단한 인물이 되지는 않아도 남의 발목이나 잡는 그런 인간이 되지는 말아라.” 스승만큼 제자를 가장 잘 아는 이가 있으랴. 정언환의 행적은 상세히 남아 있지 않다. 스승의 바람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었을까. 그의 삶이 문득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