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앞에 붙인 글 25

–조선의 좌우명-

by 박동욱

절대로 게으르면 안 된다


네가 게을러 안 일어나네. 아침 해 이와 같아도. 네가 어둔 밤에 게으르면 귀신이 와 사람을 엿보고, 네가 글씨 쓰기 게으르면 네 글씨는 서리만도 못하며, 네가 글 짓는 데 게으르면 너는 마침내 명성 얻지 못하리라. 하물며 게으른 행동이 있으면 곧 목숨이 끊어지리니 구차히 “느긋하다” 말하면, 게으름 와도 알지 못하리. 한가함을 탐하고 조용함을 즐거워하면 이는 게으름과 약속한 것이네. 오직 근면과 민첩함으로 그 뿌리를 파내야 하니 네가 이미 알았다면 어찌 분발하지 않는가.


汝惰不起. 朝日如此. 汝惰於昏, 鬼來闚人, 汝惰作書, 汝不如胥, 汝惰爲文, 汝終無聞. 矧有惰行, 則隕而命. 苟曰委蛇, 惰來不知, 耽閒樂靜, 乃與惰期. 惟勤惟敏, 以鋤其本, 汝旣知之, 胡不發憤.

-김정희(金正喜, 1786~1856), 「잠타(箴惰)」-




[평설]

프랑스 속담에 “부지런한 사람의 일주일은 7일이고 게으른 사람의 일주일은 일곱 개의 내일이다.”라는 말이 있다. 부지런한 사람은 일주일이 하루하루 유의미하기 때문에 7일이 되지만, 게으른 사람은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기 때문에 일곱 개의 내일 만 존재한다는 말이다.

매사에 게으르면 안 된다. 글씨 쓰는 것이나 글 짓는 것이나, 게으르면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된다. 행동이 게으르다면 다른 것은 볼 것도 없다. 게으른 것을 느긋하다 착각하고, 한가함과 조용함에 마음 쏟으면 이미 게을러진 것과 다름없는 셈이다. 오로지 마음 쓸 것은 근면과 민첩함으로 게으름의 뿌리를 완전히 없애는 일이다. 추사는 게으르면 목숨이 끊어질 것이라 으름장을 놓는다. 자신을 몰아대는 준열한 자기 관리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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