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9. 배짱[古歌新翻二十九章], 황윤석
239. 배짱[古歌新翻二十九章], 황윤석
손으로 대붕 새를 잡아와서는
번갯불에 구워서 씹어 먹는다.
남명의 물 모조리 다 마시었고
북해를 단 한 번에 뛰어넘었네.
태산의 꼭대기는 무슨 까닭에
발에 차여 짜개지고 쪼개지었나?
手捉大鵬鳥 灸之電光喫
吸盡南溟水 北海方一躍
夫何泰山巓 騞劃被足趯
[평설]
황윤석이 다음의 시조를 번역한 것이다. “대붕을 손으로 잡아 번갯불에 구워 먹고, 곤륜산 옆에 끼고 북해를 건너뛰니, 태산이 발끝에 채이어 왜그락데그락 하더라” 전반적으로 《장자》 〈소요유(逍遙遊)〉에 나오는 이야기다. 대붕(大鵬)은 북명(北冥)에서 남명(南冥)으로 옮겨 갈 때 날개로 치면 물결이 3천 리나 인다고 한다. 이런 새를 잡아서 구워 먹고 큰 바다인 남명의 물을 다 마시며, 역시 큰 바다인 북해를 뛰어넘는다. 그러다가 태산 꼭대기가 발에 차여 갈라진다. 우주적 관점으로 생각하면 현실의 문제는 사소하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