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 진정한 친구[謝忠州金牧使益壽餽酒肴], 김안국(金安國)
240. 진정한 친구[謝忠州金牧使益壽餽酒肴], 김안국(金安國)
골짜기 은거한 지 스무 해 접어드니
온갖 병 걸리었고 머리는 온통 희네.
거미줄 친 문밖에는 편지가 도착하니
아직도 날 안 버린 친구가 있었다네.
丘壑藏身二十年 百痾纏繞雪渾顚
雀羅門外書能到 尙有情親不棄捐
[평설]
김안국은 사화(史禍)에 연루되어 파직당해 약 20년 동안 은거하게 된다. 그동안 이런저런 병에 시달렸고 머리는 온통 세어버렸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왕래는 자연스레 끊어졌다. 그런데 아직도 나를 잊지 않고 편지를 보내준 고마운 친구가 있었다. 단 몇 년만 세월이 흘러도 옛정이 끊어지기 쉽다. 게다가 정치적 문제로 세상에 버림을 받는다면 세속의 인심은 더욱 냉정할 수밖에 없다. 쉽게 변하는 세상에 쉽게 변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어서, 그런 사람을 만나면 더욱 귀하고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