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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241)

241. 과부의 울음[寡婦哭]」, 정상관(鄭象觀, 1776〜1820)

by 박동욱

241. 과부의 울음[寡婦哭]」, 정상관(鄭象觀, 1776〜1820)

과부가 한가위 날 맞이해서는

산속에서 진종일 울어대누나.

산 아래 누른 벼들 익어가는데

농사 같이 짓고서 함께 못 먹네.

寡婦當秋夕 靑山盡日哭

下有黃稻熟 同耕不同食


[평설]

추석날 남편 무덤이 있는 산에 가서 아내는 온종일 꺼이꺼이 울어댄다. 혼자 있을 자신도 슬프고, 혼자 떠난 남편도 불쌍하다. 농사를 함께 짓느라 한여름 뙤약볕에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던가? 이제 조금 있으면 수확할 때가 될 테지만, 남편은 쌀밥을 먹어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떴다. 앞으로 수확하더라도 혼자 밥을 먹어야 하고, 남편과 밥을 기회는 영영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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