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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242)

242. 오래된 이불[弊衾加絮], 구치용(具致用)

by 박동욱

242. 오래된 이불[弊衾加絮], 구치용(具致用)

십 년 된 이불에다 새로 난 솜을 넣어

다시 한번 온기로다 추위를 막아보네.

긴 밤에 편히 누워 이불 쓰고 잠을 자니

창밖에 눈 쌓인 줄 그 누가 알겠는가

添得新綿十載衾 更敎溫煖辟寒侵

夜長卧穩蒙頭睡 牕外誰知雪滿林


[평설]

십 년 된 이불을 쓸 만큼 형편이 좋지 않았다. 오래된 솜은 보온성이 약해져서 솜을 틀거나 새 솜을 집어넣어야 한다. 이불에다 새 솜을 넣으니 온기가 그제야 돌아왔다. 잠자리에 누워 머리까지 이불을 쓰면 그런대로 따스하다. 창밖에 눈이 내려 숲에 가득히 눈이 쌓였다 해도, 집안은 이렇게 따스하니 알 턱이 없다. 남들은 이불 하나 바꿀 수 없는 처지를 비웃을지 모르지만, 이불에 새 솜만 넣더라도 새 이불이 하나도 부럽지 않다. 사는 데에는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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