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 꿈속에서라도[夢], 황진이
248. 꿈속에서라도[夢], 황진이
그리워 만날 길은 꿈길밖에 없는데
내가 임 찾아갈 제 임도 날 찾았으니,
바라건대 아마득한 다른 밤 꿈속에선
같은 때 길을 떠나 도중에서 만나기를
相思相見只憑夢 儂訪歡時歡訪儂
願使遙遙他夜夢 一時同作路中逢
[평설]
1944년 김억이 한국 여류 한시 번역 시집「꽃다발」을 펴내며 ‘상사몽(相思夢)’이란 제목을 붙여서 번역하자, 1950년 김성태(1910~2012)는 김억의 가사에다 곡을 붙여 ‘꿈’이라는 가곡으로 만들었다. 꿈속밖에 만날 수 없지만, 자신이 꿈에서 임을 만나러 갈 때 임도 꿈에서 날을 만나러 갔는지 꿈에서 만날 수 없었다. 그래서 어느 때 꿈속일지는 모르지만 같은 때 서로 길을 떠나 엇갈리지 말고 도중에서 만나자 했다. 누군가 간절히 그리워하지 않고서는 쓸 수 없는 애절한 연시(戀詩)다. 꿈밖에 만날 수 있는 곳이 없건만 꿈속에서도 만날 수 없으니 꿈에라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