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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251)

251. 진상 손님[贈醉客], 이매창

by 박동욱

251. 진상 손님[贈醉客], 이매창

취객이 저고리를 잡아당겨서

저고리 손길 따라 찢어지네요.

이까짓 저고리야 안 아깝지만

따스한 정 끊어질까 두렵답니다.

醉客執羅衫 羅衫隨手裂

不惜一羅衫 但恐恩情絶


[평설]

기생은 기방에 오는 손님을 접대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날 따라 얼큰히 취한 손님의 술버릇이 점잖지 못했다. 비단 저고리를 잡아당겨 찢어질 지경이 되었다. 이매창은 이 손님을 부드러운 말로 달랜다. 이깟 비단 저고리가 찢어지는 것은 대수가 아니지만, 손님과 자신과의 정이 끊어질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사실은 술 먹고 진상짓 하는 손님에 대한 완곡한 꾸짖음이자 능숙한 응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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