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 환속하며[無題], 위원개(魏元凱)
259. 환속하며[無題], 위원개(魏元凱)
흐르는 물 노한 듯 시끄러웠고
높은 산 화가 난 듯 말이 없었네.
물과 산 오늘 내게 보인 그 뜻은
속세 향해 가는 나 싫어서이리.
流水喧如怒 高山嘿似嗔
兩君今日意 嫌我向紅塵
[평설]
위원개는 장흥(長興) 사람이다. 중이 되었다가 어머니 뜻에 따라 환속(還俗)하게 된다. 이 시는 이때 산을 떠나면서 쓴 것이다. 구도(求道)를 위해 출가했지만 어머니의 뜻을 마다할 수는 없었다. 물이 시끄럽게 흘러가는 소리는 성난 것 같고, 산이 말없이 서 있는 것은 화가 난 것 같다. 물과 산이 마치 환속하는 자신을 꾸짖는 것만 같았다. 물이나 산이 성내고 화낼 일이 만무하지만, 그동안 함께 있었던 물과 산에도 부끄러웠다. 두어 해 뒤에 위원개는 장원급제하고 한림(翰林) 벼슬까지 이르렀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다시 출가(出家)했다. 그때는 산과 물이 그를 향해 반갑게 웃어 주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