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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258)

258. 한가로움과 요양함[自笑], 서거정

by 박동욱

258. 한가로움과 요양함[自笑], 서거정

병중에 바둑 두니 병든 것 같지 않고

한가할 때 시구 찾아 한가할 틈 하나 없네.

한가롭고 요양함이 아무런 쓸모없어

사람들 비웃음만 실컷 받게 되었다네.

病裏圍碁如不病 閑中覓句亦無閑

求閑養病都無用 嬴被旁人拍手看


[평설]

바쁜 일상 속에서 한가한 시간을 꿈꾼다. 한가한 시간을 도무지 낼 수 없을 때는 차라리 아파서 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그런데 막상 몸이 아프면 바둑을 두느라 쉬지 못하고, 한가한 시간이 나면 좋은 시구를 찾느라 바쁘게 보낸다. 맨날 한가하면 좋겠다는 말도 다 공염불이었다. 사실 한가함이나 요양을 누릴 시간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자격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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