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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257)

257. 봄 앓이[對酒有感], 오경화(吳擎華)

by 박동욱

257. 봄 앓이[對酒有感], 오경화(吳擎華)

술잔 앞 많은 백발 다시금 서글픈데

세월은 물 같아서 쉼 없이 흘러가네.

산 새도 봄 앓지만 봄 이미 저무나니

아무리 운다 해도 지는 꽃 어이 하리.

對酒還憐白髮多 年光如水不停波

山鳥傷春春已暮 百般啼奈落花何


[평설]

술을 마시다 보니 나이 든 자신이 더 서글프다. 세월은 어쩌면 이다지도 빠르단 말인가? 그런데 마침 산 새가 우짖는다. 아마도 봄이 속절없이 지나가는 것이 슬퍼서 봄 앓이를 하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슬퍼하며 운다고 해도 꽃이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가 가는 세월을 슬퍼해도 흰 머리가 늘어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과 똑같다. 봄도 짧고 청춘도 짧으며 인생도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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