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 바닷물을 술 삼아서[到穩城], 정문부(鄭文孚)
260. 바닷물을 술 삼아서[到穩城], 정문부(鄭文孚)
칼 집고 만리성에 올라서 내려보며
용 삶고 봉황 굽고 고래를 회 쳐서는
저 푸른 바닷물을 한 잔의 술 삼아서
장군인 내 가슴 속 거꾸로 부어보리.
倚劒登臨萬里城 烹龍炮鳳膾長鯨
滄溟水作一杯酒 倒向將軍胸裡傾
[평설]
이 시는 1595년(당시 나이 31세) 온성부사(穩城 府使)가 되었을 때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정중부는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했다. 칼을 집고 만리성에 올라서 바다를 바라다본다. 용은 삶고 봉황은 굽고 고래는 회로 쳐서 안줏거리를 삼는다. 그러고는 푸른 바닷물을 한 잔의 술로 삼아 마신다. 대단한 안주에다 차고 넘칠 술이니 엄청난 술판이다. 장군다운 대단한 기개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