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 어떤 풍류[郵卒採野菊揷頭], 김창협
261. 어떤 풍류[郵卒採野菊揷頭], 김창협
가련타 저 들국화 따는 이 전혀 없어
이슬 내린 풀숲 속에 붉은 꽃잎 쓸쓸하네
오늘은 돌아올 때 머리 위 꽂았나니
고삐 잡은 아이에게 풍류가 서려 있네.
可憐野菊無人採 丹蘂蕭蕭露草中
今日得歸頭上揷 風流却在馬前僮
[평설]
이 시는 1684년(34세) 8월 암행어사로 영남 지역을 잠행할 때 쓴 것이다. 숲속에 이슬 어린 붉은 꽃잎의 들국화는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으니 그 모습이 참으로 쓸쓸하다. 그런데 역졸 아이는 그냥 두고 보기 그랬는지 들국화를 똑 따서 머리 위에 꽂고 있었다. 말고삐나 잡는 나이 어린 아이지만 풍류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눈치다. 꽃은 참 많이도 머리에 꽂았더랬다. 젊은 아낙도 나이 먹은 늙은이도 고삐 잡은 아이도 예외 없이 꽃을 따서 머리에 꽂으면, 찬란한 생기가 잠시나마 머리에 머물며 꽃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