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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262)

262. 죽어도 좋아[絶句], 진섬(眞蟾, 박태수의 첩(朴台壽妾))

by 박동욱

262. 죽어도 좋아[絶句], 진섬(眞蟾, 박태수의 첩(朴台壽妾))

살아서 이별하면 살아서 무엇하고,

죽어서 함께하면 죽어도 좋으리라.

누가 님 만난 날엔 긴 밤을 짧게 하고

도리어 이별 뒤엔 짧은 밤을 길게 했네.

生當有別生何益 死亦相從死不妨

誰使逢場長夜短 還能別後短宵長


[평설]

내 임과 이별한다면 살아있다 해도 산 것이 아니고, 내 임과 함께 할 수만 있다면 죽어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한마디로 ‘죽어도 좋아’다. 어디 그뿐인가? 임을 만나면 긴 밤이 짧기만 한데, 임과 헤어져 있으면 짧은 밤도 길기만 하다. 그러니 이렇게 좋은 내 임과 어떻게 떨어져 지낼 수 있을까? 내 임과 영원히 헤어지지 않고서 함께 하고 싶다는 강력한 다짐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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