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 길을 가다가[途中], 이공무(李功懋, 이덕무의 아우)
266. 길을 가다가[途中], 이공무(李功懋, 이덕무의 아우)
말발굽 서리 밝아 희디희었고,
쇠뿔은 햇빛 받아 붉디붉었네.
낙엽 지자 새의 몸 훤히 뵈는데,
산골 집은 안개에 잠겨있었네.
馬蹄霜踏白 牛角日迎紅
樹脫禽身露 山扉鎖霧中
[평설]
과연 이덕무의 아우다운 시다. 들판에 서리가 내리자 말은 서리를 밟아서 말발굽이 뽀얗게 되었고, 쇠뿔은 석양빛을 받아 붉게 물들어 버렸다. 나무는 잎새가 다 져서 나무 위에 새는 몸이 고스란히 드러났는데, 산골 집에 안개에 잠겨 보일 듯 말 듯 하다. 이렇게 흰색과 붉은색,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도 함께 대비시켰다. 알록달록 아름다운 풍경화가 따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