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267)

267. 목동(牧童), 유동양(柳東陽)

by 박동욱

267. 목동(牧童), 유동양(柳東陽)

소를 끄는 맨발의 어린아이는

소 등에 가을 산빛 가득 실었네.

이랴, 이랴 더벅머리 긁적이면서

달 뜬 밤에 노래하며 돌아오누나.

驅牛赤脚童 滿載秋山色

叱叱搔蓬頭 長歌歸月夕


[평설]

신발도 갖춰 신지 못한 어린애가 소를 끌며 천천히 간다. 소 등에는 나무 한 짐 실어 놓았는데 그 속에 꽃잎도 함께 넣어 두었다. 이것을 '가을 산빛을 가득 실어 놓았다'고 인상적으로 표현했다. 어린애가 버티기 힘든 버거운 노동에도 가을은 그래도 좋았나 보다. 부지런히 소도 몰고 정돈 안 된 머리도 긁적댄다. 다 저녁이 되어서야 집에 가는데, 무에가 좋은지 노래를 흥얼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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