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273)

273. 만년의 벼슬살이[述懷 贈西原徐令公 仁遠], 김우옹(金宇顒)

by 박동욱

273. 만년의 벼슬살이[述懷 贈西原徐令公 仁遠], 김우옹(金宇顒)

차라리 식초 서 말 마실지언정

만년에 벼슬길에 나가지 말라 했으니

내 나이 예순두 살 되고 나서야

비로소 고인의 시구 음미하였네.

……

寧飮三斗醋 莫行歲晩路

我年六十二 始味古人句

……


[평설]

1599년(당시 나이 60세) 정월에 김우옹은 모든 관직을 사임하고 더 이상 벼슬길에 나가지 않았다. 송(宋)나라 때 시인 진여의(陳與義)의 「별악주(別嶽州)」에 “아침에 서 말의 파를 먹고, 저녁에 서 말의 식초를 마시는 듯한 차라리 그런 고통 받을지언정 결코 늘그막에 벼슬길 나서지 말라”라 한데서 나온 시구가 있다. 예순두 살이 되어서야 이와 같은 옛 시인의 시구가 마음에 와닿는다고 했다. 여러모로 노년은 험난한 관로(官路)에서 심신을 허비하기에 적합한 시기가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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