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272)

272. 세상 밖을 두루 노니리[寄洞陰任使君瑢], 신유한

by 박동욱

272. 세상 밖을 두루 노니리[寄洞陰任使君瑢], 신유한

산 남쪽 자그마한 밭뙈기에다

됫박만 한 작은 집 지어놓고도

손에는 산해경을 펼쳐 들고서

정신은 세상 밖을 두루 노니네.

山南十畝田 築室如斗大

手展山海經 神遊八荒外


[평설]

이 시는 영평(永平) 현감 임용(任瑢)에게 써준 것이다. 그렇지만 신유한의 삶이 투사되어 있어, 그의 이야기로 읽어도 무방해 보인다. 현실은 이렇다. 산속에 자그마한 밭과 그 근처 조그마한 집이 가진 전부다. 그러나『산해경』을 펼쳐 들고서 그 안에 세상에 없을 법한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누군가는 초라한 현실을 외면한 채 정신 승리에 빠져 있다 비판할지 모른다. 그러나 어떤 자유로운 정신은 어려운 현실에 굴복하지 않게 도와주기도 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일년 365일, 한시 365수 (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