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271)

271. 상두가와 풍악 소리[有感], 최성대

by 박동욱

271. 상두가와 풍악 소리[有感], 최성대

수구문 밖 상엿소리 가을 풀 서글플 때

정승 집 풍악 소리 행인의 맘 뒤흔드네.

슬프다, 백 년 뒤에 나 역시 죽게 되면

저물녘 노래와 곡소리가 다시금 새롭겠지.

都門挽哭悲秋草 槐館笙歌感路人

怊悵同歸百年後 黃昏歌哭復如新


[평설]

누군가 죽어서 수구문 밖으로 시신이 나갈 때 상엿소리와 곡소리가 울려 퍼지니 사람의 가을풀 같은 짧은 삶이 서글프기 그지없다. 그런데 이때 어떤 정승 집에서는 악기와 노랫소리가 흘러나와 길 가는 사람도 흥에 겹게 한다. 어떤 이는 삶을 마치고 죽어가고 어떤 이는 삶을 즐기며 환락에 빠져있다.

언젠가 시인도 죽게 된다면 곡소리가 나겠지만 어떤 집에서는 또 노랫소리가 흘러나올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내 집에서 나오는 노래와 악기 소리도 언젠가는 상엿소리와 곡소리로 바뀌게 된다. 죽음을 기억하라! 모멘토 모리(Memento M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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