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276)

276. 산에 살리라[書懷]. 홍세태(洪世泰)

by 박동욱

276. 산에 살리라[書懷]. 홍세태(洪世泰)

언제나 집을 옮겨 산 근처에 살면서

이 내 몸 이 세상서 모른 척하고 싶어

담장도 하나 없는 오두막 지어놓고

천 봉우리 다 가져다 방에다 들였으면

每欲移家住近山 此身於世不相關

須營草閣無墻壁 盡取千峰入臥間


[평설]

사람들 복작대는 곳에 살기가 싫어서 언제나 산 가까이에 살고 싶었다. 거기서 이 세상에 번잡스러운 일에 상관하지 않고 그렇게 조용히 살아갔으면 좋겠다. 사람도 만나기 싫고 시비(是非)도 따지고 싶지 않다. 담장이 없어도 좋으니 오두막 한 채 지어놓고 방문을 열면, 산의 봉우리가 뵈는 그런 집에서 살고 싶다. 특히 천 개의 봉우리를 방 안으로 옮겨 놓는다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산하고만 이웃 되고 친구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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